바이타믹스, 왜 ‘Explorian’ 시리즈인가?
블렌더 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는 바이타믹스(Vitamix)는 압도적인 분쇄력으로 유명하지만, 높은 가격대가 진입 장벽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Explorian(익스플로리안)’ 시리즈입니다.
E310과 E320은 바이타믹스의 핵심인 강력한 모터와 내구성을 유지하면서, 디지털 기능을 최소화하고 아날로그 다이얼 방식을 채택하여 가격 합리성을 높인 ‘가성비’ 라인업입니다. 많은 분이 이 두 모델 사이에서 고민하시는데요, 겉보기엔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의 주방에 딱 맞는 모델을 찾아드리겠습니다.
E310 vs E320 스펙 한눈에 비교하기
두 모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컨테이너 용량’과 ‘모터의 출력’입니다. 아래 표를 통해 핵심 스펙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 구분 | 바이타믹스 E310 | 바이타믹스 E320 |
|---|---|---|
| 컨테이너 용량 | 1.4L (48oz)좁고 깊은 형태 | 2.0L (64oz)넓고 낮은 형태 (Low-Profile) |
| 모터 출력 | 2.0 HP | 2.2 HP |
| 블레이드 크기 | 3인치 (약 7.6cm) | 4인치 (약 10cm) |
| 추천 가구 | 1~2인 가구, 소량 조리 | 3~4인 이상, 대량 조리 |
| 컨트롤 | 1~10단계 속도 조절 다이얼, 펄스(Pulse) 기능, On/Off 스위치 |
결정적 차이 1: 컨테이너의 형태 (좁음 vs 넓음)
E310과 E320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모터의 힘 차이보다는 컨테이너의 모양입니다. 이는 실제 사용 편의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1. E310: 좁은 바닥면 (Narrow Body)
E310은 전통적인 바이타믹스 스타일인 좁고 깊은 컨테이너를 사용합니다. 바닥 면적이 좁기 때문에 적은 양의 재료(약 250ml~300ml)를 넣어도 칼날이 재료에 잘 닿아 효율적으로 블렌딩 됩니다.
- 장점: 1인분 스무디, 소량의 이유식, 적은 양의 견과류 버터 만들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 단점: 용량이 1.4L로 대가족이 한 번에 많은 양을 갈기에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2. E320: 넓은 바닥면 (Wide Body, Low-Profile)
E320은 최근 트렌드인 ‘로우 프로파일(Low-Profile)’ 컨테이너를 채택했습니다. 높이가 낮아 주방 상부장 아래에 수납하기 좋지만, 바닥 면적이 넓습니다.
- 장점: 2.0L의 넉넉한 용량으로 4인 가족 스무디를 한 번에 만들 수 있습니다. 세척 시 손을 넣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 단점: ‘최소 조리 양’이 더 많이 필요합니다. 재료가 칼날 위로 올라오려면 더 많은 양을 넣어야 하므로, 사과 한 개 정도의 적은 양은 헛돌 수 있어 탬퍼(누름봉)를 자주 사용해야 합니다.
결정적 차이 2: 모터 성능과 블레이드
스펙상으로는 E320(2.2마력)이 E310(2.0마력)보다 수치적으로 우세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가정용 환경에서 이 0.2마력의 차이를 체감하기는 어렵습니다.
핵심 포인트: 두 모델 모두 얼음, 냉동 과일, 견과류, 섬유질이 많은 채소(케일 등)를 벨벳처럼 부드럽게 갈아버리는 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다만, E320은 컨테이너 바닥이 넓은 만큼 4인치 블레이드를 장착하여 넓은 면적을 커버하고, E310은 좁은 바닥에 맞는 3인치 블레이드를 사용합니다. 즉, 각 컨테이너 구조에 최적화된 칼날과 모터 세팅이 되어 있으므로 성능 격차보다는 ‘용도 차이’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전 가이드: 어떤 모델을 선택해야 할까?
단순히 가격이나 ‘상위 모델’이라는 이유로 선택하기보다는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점검해야 합니다.
이런 분께는 ‘E310’을 강력 추천합니다
- 혼자 살거나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인 경우
- 매일 아침 한 컵 분량(300~500ml)의 스무디를 주로 만드는 경우
- 아기 이유식을 만들기 위해 소량의 재료를 자주 갈아야 하는 경우
- 드레싱이나 소스를 조금씩 자주 만드는 경우
이런 분께는 ‘E320’을 강력 추천합니다
- 3~4인 이상의 가족 구성원으로 한 번에 많은 양을 갈아야 하는 경우
- 반죽 기능을 활용해 많은 양의 베이킹을 즐기는 경우
- 주방 상부장 높이가 낮아, 높이가 낮은 블렌더가 필요한 경우 (수납 편의성)
- 코스트코 등에서 패키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 (E320은 코스트코 주력 모델인 경우가 많음)
자주 묻는 질문 (FAQ)
구매 전 가장 많이 궁금해하시는 질문들을 정리했습니다.
Q. 소음은 어느 정도인가요? 둘 중에 더 조용한 모델이 있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두 모델 모두 매우 시끄럽습니다. 바이타믹스는 소음 저감보다는 파워에 집중한 브랜드입니다. 최고 속도에서는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의 소음(약 80~90dB 이상)이 발생합니다. 두 모델 간 소음 차이는 미미하며, 소음에 민감하시다면 소음 방지 커버 등을 별도로 고려하셔야 합니다.
Q. E320으로 1인분 스무디는 아예 못 만드나요?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바닥이 넓어 재료가 튀어 오르기 쉽기 때문에, 탬퍼(누름봉)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재료를 칼날 쪽으로 계속 밀어 넣어줘야 합니다. E310보다 손이 조금 더 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Q. 뜨거운 스프를 만들 수 있나요?
네, 두 모델 모두 가능합니다. 바이타믹스의 강력한 마찰열을 이용해 5~6분 정도 최고 속도로 돌리면 차가운 재료가 뜨거운 김이 나는 스프로 변합니다. 이 기능은 Explorian 시리즈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합니다.
Q. E310에 E320의 2L 컨테이너를 끼워서 쓸 수 있나요?
가능은 하지만 권장하지 않습니다. E310의 베이스(본체)는 좁은 바닥의 컨테이너를 안정적으로 잡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넓은 컨테이너를 올리면 흔들림이 있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모델에 맞는 컨테이너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과 내구성에 좋습니다.
결론: 최고의 가성비는 ‘나에게 맞는 크기’
바이타믹스 E310과 E320은 본질적으로 같은 ‘DNA’를 공유하는 형제 모델입니다. 분쇄 퀄리티는 동일하게 훌륭합니다. 결론은 단순합니다.
- ‘소량 조리’가 잦다면 E310이 훨씬 편리합니다.
- ‘대량 조리’가 위주라면 E320이 정답입니다.
특히 한국 가정에서는 1~2인분씩 갈아 마시는 경우가 많아 E310의 만족도가 의외로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코스트코 등에서 E320 행사를 자주 하므로 가격 혜택이 크다면 E320을 구매하고 소량 조리 시 탬퍼를 부지런히 사용하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주방 습관에 맞춰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